[ 시루 Essay : 03 ] 같이 놀 친구가 필요해
24,5 살 꽤 나 나이가 먹은 시점에서 그렇지만 지금에 나에게는 벌써 6-7년 전 이야기가 되어버린 울음보 시절의 이야기다. 그렇다고 긴 이야기도 아니고 짧은 농담 같은 사건이다. 그때의 나는 정말이지 어울려 다니는 걸 못 하는 성격과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. 그렇지만 그 해 여름에는 나가고 싶었다. 뜨거운 한낮에 할 일 없는 여름을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다. 쓸데없이 에너지만 넘치던 시간에 옷을 입고 어디를 가야 하나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. 부르는 이 없고 전화번호 부에 기재된 연락처는 가족들 뿐인 집안에 유기된 유기견 같은 행세로 멍하니 방 안에 앉아 있었다. 뜨거운 바람 한점 스쳐간 않는 방 안에서 오갈 곳이 없음을 깨닫고 다시 잠옷으로 갈아 입고 누워 버렸다. 그렇게 그 해 여름도 침대와 함께 했다.
존버라는 단어가 생기고 나서부터 나는 계속 존버 했다. 모두가 친구가 적어지는 그 순간까지 말이다. 나이가 들면 친구가 적어진다는 말을 믿고 계속 존버 했다. 그 순간에는 모두가 외로워지니 '나도 할 만할 일이 생길 것이다.' 라고 생각하며!
그 긴 시간을 기다리기만 하는 건 지루하니 이쯤 되면 33살이 넘어가면 다들 외로워지기 시작했을 거라는 기대로 나는 온라인 마케팅을 배우기 시작했다. 친구가 없어지기를 기다려 마케팅을 배운다는 건 무슨 연관이 있나 의아할 것이다.
서른이 넘어가니 필요에 의해 만나는 사람들을 가장 많이 만나기 시작했다. 다만 나는 너무 그 부류들이 한정적이라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. 더 넓게 열정적이고 진취 적인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. 지금 내가 있는 장소를 벗어나 다른 단계로 넘어가면 다른 사람들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이 글을 쓰고 있다